제조 지식/주조 2

[카파-제조 길잡이] 다이캐스팅, 쇠로 쇠를 만들다

"I'll be back!" 터미네이터가 용광로 속으로 들어가며 우리에게 남긴 한 마디입니다. 터미네이터가 용광로 속으로 서서히 사라지는 모습을 다시금 떠올리면서, 저는 터미네이터의 엄지 손가락보다도 펄펄 끓는 용광로에 눈길이 갔습니다. 터미네이터가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우며 뜨거운 쇳물 속으로 사라질 때, 왜 쇳물을 담고 있는 용광로는 녹아내리지 않는지에 대해서 말이죠. 포인트는 '녹는점'에 있었습니다. 애석하게도 터미네이터의 로봇 팔은 용광로 속 쇳물보다 녹는점이 낮았던 것입니다. 이 때문에 훨씬 더 뜨거운 쇳물이 로봇 팔을 삼켜버린 것이죠. 그렇다면 이 쇳물을 담고 있는 용광로의 녹는점은 어떨까요? 영화 속 용광로가 어떤 재료로 만들어졌는지는 모르겠지만,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쇳물보다 녹는점이 훨씬..

주조(鑄造), 문자 발명 이전부터 사용된 제조의 '원조'

주조가 뭔가요? '주조(casting, 鑄造)'란 고온(高溫)으로 녹여 액체로 만든 철이나 알루미늄 같은 금속 재료(쇳물)를 형틀(주형)에 부어 모양을 만들어내는 방식의 제조 기법입니다. 인류가 문자를 발명하기 이전부터 주조 방식의 제조가 이뤄졌기 때문에 정확한 기원은 알 수 없지만, 대략 지금으로부터 5000~7000년 전부터 이와 같은 방식이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기원전 약 3200년에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구리 개구리(copper frog)’가 현존하는 주조 방식으로 제작된 가장 오래된 유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주조의 기본적인 공정은 ①주형(형틀)을 만들고 ②액체 상태의 재료(쇳물)를 주형에 주입한 뒤 ③응고된 완성품(주물)을 꺼내는 방식으로 이뤄집니다. 쇳물을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