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작기계는 '기계의 어머니'로 불립니다. 금속을 가공하는 거의 모든 산업의 기반이 되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는 1970년대 수작업으로 작동하는 단순한 선반, 밀링기 등을 시작으로 경제 발전의 기틀을 다졌고 이후 공작기계 산업은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했습니다. 이제는 지능형 공작기계를 생산할 정도로 산업적 역량이 강화됐습니다. 국내 대표적인 공작기계 생산업체들의 면면을 카파(CAPA)가 짚어봅니다.
한화정밀기계는 한화그룹 계열의 대표적인 제조장비 생산업체입니다. 공작기계를 비롯해 표면실장기술(SMT) 설비, 반도체 패키징(후공정) 장비 등을 생산, 판매하며 국내 정밀기계 산업의 핵심 주자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특히 SMT 장비 사업은 중속 칩마운터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를 자랑합니다. 또한 공장자동화 부문에도 투자해 토탈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 기업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방산기업 삼성정밀공업이 효시, 한화그룹 인수 후 ‘산업용 장비’ 전문회사로 분사
한화정밀기계의 전신은 1977년 설립된 ‘삼성정밀공업’입니다. 당시 미사일 추진기관을 생산하며 사업을 시작한 삼성정밀공업은 이후 정밀기기연구소를 세우고 항공기용가스터빈 엔진을 생산하는 등 국내 방위산업의 역사를 써내려 갔습니다. 이후 항공기뿐만 아니라 전투기, 해군 군용 함정 등에 사용되는 가스터빈 엔진 생산까지 영역을 넓혔습니다.
출범 직후인 1970년대에 사업 기반을 다졌다면 1980년대부터는 본격적으로 덩치를 키웠습니다. 1986년 한국중공업 중장비공장 일부를 인수하는 등 크고 작은 인수합병(M&A)을 거쳤습니다. 이후 사업을 재조정하면서 사명을 삼성항공산업-삼성테크윈 등으로 변경했고, 지난 2015년 삼성그룹이 '선택과 집중'을 위해 방위산업·화학계열 4개사를 한화그룹에 매각하는 소위 '빅딜'을 단행하면서 한화그룹에 인수됐습니다. 이때부터 ‘한화’란 타이틀을 달게 된 한화테크윈은 한화 방산사업의 중간 지주회사 역할을 맡았습니다.
한화테크윈은 지난 2017년 사업 부문을 한화테크윈(항공엔진·시큐리티), 한화다이나믹스(방산), 한화파워시스템(에너지 장비), 한화정밀기계(산업용 장비) 등 4개 독립법인으로 쪼갰습니다. 그 결과 독립회사로 새롭게 탄생한 한화정밀기계는 ‘정밀기계’에 더욱 집중하게 되면서 주요 경쟁사 대비 업력이 길진 않지만 특화된 제품들을 중심으로 두각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첨단전자장비·공작기계 ‘양날개’
현재 한화정밀기계의 최대주주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입니다. 지분 100%를 보유 중입니다. 그룹 중간 지주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정밀기계를 비롯해 한화디펜스, 한화시스템, 한화파워시스템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습니다. 오너를 중심으로 일부 계열사를 중심으로 수직계열화 했습니다. 단순한 지배구조를 통해 사업 효율화를 꾀하는 모습입니다.
사업부는 크게 첨단전자장비 부문과 공작기계 부문으로 나뉩니다. 첨단전자장비 부문은 칩마운터 등 산업용 장비 제작, 공작기계 부문은 CNC 자동선반 등 공작기계장비 제조업을 수행합니다. 현재 1989년 국내 최초로 칩마운터 사업을 시작한 첨단전자장비 부문의 존재감이 큰 편입니다. 업종명을 ‘반도체장비 제조업’으로 정한 배경이기도 합니다.
한화정밀기계 사업장은 경남 창원시에 위치한 본사를 비롯해 경기 광명에 국내 사업장을 두어 각각 남부와 중부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SMT, 공작기계, 반도체 등 3개 분야 영업팀이 활동 중입니다. 또한 국내를 넘어 미국, 일본, 중국, 베트남 등에서 공작기계를 생산하고 산업용장비를 판매합니다. 한화정밀기계가 100% 지분을 쥐고 있는 종속기업은 총 4개입니다.
현재 △Hanwha Techwin Automation Americas, Inc.(미국) △Hanwha Techwin Automation Vietnam(베트남) △Techwin Engineering Center(일본) △HANWHA TECHM(SUZHOU) CO., LTD.(중국) 등을 거느리고 있습니다. 미국과 베트남 법인은 산업용장비 판매 법인입니다. 일본법인은 산업용장비를 연구하고 개발합니다. 중국의 경우 유일한 공작기계 생산 법인입니다.
'자동선반'이 메인, CNC 자동선반 분야 국내 1위
주요 제품은 SMT 장비, 반도체 장비, 디스플레이 장비, 공작기계로 나뉩니다. 우선 SMT는 칩마운터, 스크린프린터, 디스펜서, 수삽자동화, 테이프 부착기, 소프트웨어 솔루션 등 반도체 공정 관련 장비가 주를 이룹니다. 반도체 장비는 플립침본더와 다이본더, 디스플레이 장비는 미니 LED와 마이크로 LED가 대표적입니다.
공작기계는 자동선반이 메인입니다. CNC 자동선반 분야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점하고 있습니다. 현재 13개 종류의 제품 라인업을 구축했습니다. 스위스타입으로도 불리는 자동선반은 단일 셋업에서 여러 개의 절삭공구를 이용해 복잡한 부품을 가공할 수 있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경제형 타입 자동선반 ‘XP12/16S’는 고정밀 가공 능력을 기반으로 사이클타임(C/T) 단축과 생산성 향상이 가능합니다.
XP12/16S에 적용 가능한 옵션은 3축 크로스 트릴 유닛, 4축 크로스 드릴 유닛, 정면 경사 에어스핀들입니다. 한화정밀기계는 ‘XP’ 시리즈를 비롯해 가공 스타일에 따라 XE, XD, STL 등으로 제품군을 분리해 관리하고 있습니다. 자동선반 외에는 KCG, HCG 시리즈의 무심연삭기도 선보이며 산업계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키고 있습니다.
2021년 영업이익 약 4배 증가, 중국서 활로 모색
한화정밀기계는 2021년 매출액 5591억원, 영업이익 783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매출은 전년 대비 66.9%, 영업이익은 289.5% 증가했습니다. 매출 대비 영업이익이 대폭 늘어나면서 수익성에 청신호가 켜졌습니다. 공작기계 업황 개선과 함께 전세계적인 반도체 수요 증가로 인해 첨단전자장비 부문이 선전했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매출은 경쟁사들과 마찬가지로 해외 비중이 높습니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부품·기술을 다루기 때문에 높은 수준의 사후관리 서비스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원격제어 기능 등을 활용해 대응하고 있습니다.
재무상태는 양호합니다. 지난해 말 기준 자산총계는 3197억원입니다. 이중 자본은 1542억원, 부채는 1655억원입니다. 전년대비 부채가 소폭 늘어나긴 했지만 자본을 더 불렸습니다. 순차입금은 지속적으로 줄이면서 현금성자산은 조금씩 늘리고 있습니다. 지난해 수익성이 좋았던 만큼 현금성자산을 더욱 넉넉하게 확보한 것으로 전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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